도서관탐방기 9탄- 학산숲속시집도서관
- '시 속으로 걸어들어가다, 숲 속 작은 도서관'
마음이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
숲속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찾아왔습니다.
처음 가는 초행길이라 내비 안내만 따라 올라오니 산길로 접어들었어요.
차로 올라가도 되는 걸까, 고민하는 찰나 왼편 기도원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저 곳에 주차해도 될까, 고민이 됩니다.
고민하는 마음과 달리 몸은 핸들을 돌려 주차중이었고,
주위를 살펴보니 평일에는 도서관에 오는 시민분들을 위해
주차가 가능하다는 표지가 있었어요.
제가 찾아간 날은 평일이 아니었지만,
기도원이 한가하여 살짝 주차를 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차를 가지고 윗편까지 올라갔지만,
아랫쪽 도로에 주차를 해놓고 걸어올라가도 많이 걷지 않는 길이에요.
날이 좋은 날, 산책겸 여유롭게 걸어가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도서관이 어디에 있을까?"
나무데크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책길에 둘러싸인 저수지가 나옵니다.
큰 저수지가 아니어서 도서관에 올때 산책해보기로 마음먹습니다.
푸르름이 가득하여 보기만 해도,
걷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 곳 어딘가에 도서관이 있다니
너무 멋지네요^^
(전주시에는 숲속도서관이 이 곳만이 아니라 또 한 군데 있습니다.
건지산에 있는 '건지숲속도서관'이지요.
숲속도서관이어도 두 군데의 도서관 주변 경관은 완전 다릅니다.
나중에 '건지숲속도서관'도 다녀와서 사진 올려드릴게요^^)

"숲속도서관 찾았다!!"
저수지 앞쪽 산자락에 빼꼼 보이는 건물 한 채,
돌담벼락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작은 나무 안내 간판 하나!
건물이 보이자 마음이 급 설레집니다.
마음이 설레니 발걸음도 총총총총~~~
얼른 가보겠습니당!!
앙증한 첫 모습으로 맞이해주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도서관을 보며 입 안을 맴도는 노래 한 자락,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작은 아이가 섰는데~~'
'숲 속 작은 도서관 창가에 작은 아이가 섰는데~~ '
이 곳은 어떤 느낌을 주는 공간일까요?^^
도서관 건물 외관이 무척 특이하죠?
편백나무의 껍질처럼 건물을 둘러싼 나무 껍질같은 느낌이에요.
새로 개관한 도서관들을 탐방하면서
건물에 대한 다양한 시각, 공간이 주는 중요성을 느끼는 중입니다.
도서관을 들어서면 입구 벽면쪽에 진열되어 있는 엽서들.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어요.
사람들의 각각의 감성과 개성들이 돋보이는 공간이에요.
종이에 적으면 그 어떤 글도 작품이 되는 마법같은 공간이에요.
도서관 창문은
사방이 각진 네모난 창틀 안으로
둥근 산을 한아름 품어 안았다.
어린 가지가 가시처럼 돋은 고목이
위 아래 각 면을 꿰뚫었을망정
나무를 품고 산을
사람을 품어서
도서관 창문은
제 안을 드나드는 객을 모두
시인으로 만든다.
22-07-16. SJ,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전시글중
'학산숲숙시집도서관' 안내
2F 시 읽는 다락방
1F 시 한 모금 풍경 한 모금 자리
B1/2F 시 듬뿍 읽는 자리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작은 공간이지만 알차게 꾸며 있어요.
저 마음대로 공간에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2F 시 읽는 다락방 가는 길
도서관 입구 바로 옆에 계단이 있어요.
바로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지요.
옆 면에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표지가 벌어져있는 시집들이 보기가 좋습니다.
김용택 시인이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의 명예관장님이시래요.
우리 아이들도 김용택 시인의 시집을 여러 권 필사를 했던지라
시집 사이 김용택 시인의 인사말이 반가웠어요.

앙증한 좌식탁자가 놓여있는 다락방,
이렇게 예쁜 공간에서는 감성이 폴폴 풍겨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문학자판기>
마음이 담긴 당신의 첫 장을 출력해드립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는 이런 소소한 재미를 주는 자판기가 있어요.
글조각을 선물해주는 자판기, 너무 신박하지 않나요??^^
화면에 에세이, 소설등 장르를 고르게 되어 있는데,
저는 '에세이' 장르를 골라 보았어요.
클릭하면 촤르르, 영수증이 나오듯 글조각이 인쇄되어 나옵니다.
오늘 제 인연이 된 문장은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기에 대한 문장이에요.
당신도 용기를 내서 글을 써 보라.
나는 글쓰기란 누구에게나 유익하고 의미 있고 부족함을 채워 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면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일상생활과 사회의 맹공격 속에서 글을 쓰겠다고 결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정한 조언은 이것이다.
일단 쓰기 시작하라.
내면의 저항과 외부의 방해를 무릅쓰고 그냥 쓰는 것이다.
펜을 들고 당신 자신과 마주 보라.
'나탈리 골드버그' <구원으로서의 글쓰기>
'당신도 용기를 내서 글을 써 보라.'
요즘 글쓰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저에게 필요한 한 문장입니다.
글쓰기를 유일하게 잘한다고 생각했던 저였기에
글쓰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제 모습을 보기가 힘이 듭니다.
책에 대한 아무런 이야기를 써내지 못한지
몇 년째인지 가늠이 안 됩니다.
두려움으로 그 어떠한 글도 써 내지 못하는 제가
'펜을 들고 나 자신과 마주 볼 수 있'을까요?
'일단 쓰기 시작하라'
나의 글을 써내지 못하는 요즘은
남의 글을 필사합니다.
장르 구분없이 좋은 문장은 모조리 적어대는 중이지요.
책 한 권 전체를 적어대기도,
부분 요점을 적어대기도 하고,
알짜 문장만 쏙 빼내 적기도 하고 있어요.
오늘 제게 온 '나탈리 골드버그'의 문장도 손으로 슥슥~ 적어봅니다.


2F 계단에서 내려오면
1F 시 한 모금 풍경 한 모금 자리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숲속에 자리한 도서관답게
큰 창이 많아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정신없이 바쁜 일상으로 버거워진 마음으로
창으로 보이는 푸르름이 비집고 들어와 틈을 만들어줍니다.
그 틈 사이로 휴식이라는 단어가 들어오게 해주지요.
어떤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
정처없이 떠다니는 마음이 되기도 하고
압정으로 콕 찍어 놓아 잠시 숨 돌리며 머무는 마음이 되기도 하듯
이 도서관은 마음에 영향을 주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이 곳이 시집도서관인가 봅니다^^

1층의 어느 자리에 앉아도 창으로 밖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요.
시 한 편 읽고 창 밖에 시선 한 번 주고
시 두 편 읽고 창 밖에 시선 두 번 주는,
혹은 시 한 줄에 시선은 하루종일 밖을 향해도 상관없는.
저도 '오은 시집'을 꺼내서
시 한 편을 읽었어요.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데,
자소서 이야기가 유쾌하게 읽히면서 그 현실이 씁씁했던 기억이 나는 시였습니다.
- 저자
- 오은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13.04.10
저수지 산책로가 보이는 창가.
저수지를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며 시 한 편 적어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내 시를 적어도 좋고,
남의 시를 적어도 좋은.
시면 다 좋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오늘의 나의 문장'을 적으면서
커피가 간절해졌습니다.
커피향이 몽글몽글 떠올라지는 시간,
아 이제는 집에 갈 시간이구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창이 많았던가요??^^
밖에서 봤을 때보다 창이 더 많은 듯한 느낌..
어느 자리에 앉아도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서는
그림이 되고 자연의 일부가 됩니다.
주제별로 시 읽기
어떤 시집을 언제 읽어야 할까요?
나의 기분에 딱 맞는 시집을 고르고 싶을 때는 이 코너에서 골라 보세요.
봄여름가을겨울, 풀.꽃 부터
그리움.기다림, 이별, 사랑등등 다양하게 시를 읽어보실 수 있어요.
B1/2F 시 듬뿍 읽는 자리
시로 걸어들어가는 공간입니다.
계단이 의자가 되고,
그 곳에 시가 가득해 누구든지 시집을 꺼내 읽을 수 있는 곳이에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강연 소개
9월 2일 황인찬작가의 강연이 있어요.
사실 저는 시를 잘 읽지 않아서 작가의 이름은 알지만,
그의 시 한 편 읽어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시를 읽어보지도 않은 독자가 강연을 들으면 실례일까 싶어
신청하지 않았다가
그래도 시에 대해 들어볼까,하는 호기심으로 강연 신청했어요.
저는 황작가님을 뵙고 다시 시에 대해 이야기해봐야겠습니다^^
- 저자
- 황인찬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12.12.07
- 저자
- 황인찬
- 출판
- 안온북스
- 출판일
- 2022.04.27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을 나오며..
들어왔던 길과 다른 길로 내려갑니다.
들어갈 때 봤던 건물의 모습은 일부분일 뿐 이제서야 전체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나무 사이의 건물이 거부감이 없이 한 공간에 스며들어 있어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는 동화속의 공간이라고.
여기는 마법의 숲이고, 이 건물을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 숲이 사라질거라고.

나무들 사이에 서 있는 도서관,
저도 이런 멋진 공간의 책방을 하고 싶습니다.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제가 책방지기를 할 수 있을까마는,
꿈은 언제나 옳으니까요^^

한 시간 남짓, 도서관을 구경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
아쉬움에 자꾸만 도서관을 돌아봅니다.
요리 봐도 예쁘고, 저리 봐도 예쁜 도서관이어서
자꾸만 눈에 담고 또 담습니다.
조만간 또 올게, 도서관아!!
그때는 꼭 시 하나 필사해볼게!!!^^

저는 22년에 전주시 시립도서관을 열심히 탐방중이에요.
새로 생겨서 구경하는 재미도 소개하는 재미도 솔솔해요.
'도서관도장깨기'를 한다며 탐방기를 올린 게 벌써 9탄이 되었어요.
제가 소개해드린 도서관들 많이 찾아가보셨나요?
전주 가볼만한 곳으로 강력추천할만큼 멋진 곳들이어서
소개하면서도 무척 뿌듯합니다.
9월에도 눈이 번쩍 뜨이는 멋진 도서관 이야기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빵빵하게 가지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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