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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씨 생각이야기

(2017.11.25)생각을 바꾸니 버티는 삶에 즐기는 삶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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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 생각을 바꾸니 버티는 삶에 즐기는 삶이더라.
어제 새벽 끙끙 앓았다.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도 괜찮을 것 같은 몸상태라 입밖으로도 냈을 만큼 새벽에 혼자서 그리 처절히 싸웠다.
머릿속에서 망치를 휘두르는 그 놈들과 속에서 식도로 음식물을 밀어올려대는 그 놈들과 온 몸에 찬기를 불어채우는 놈들과 치열하게 싸웠다..

그렇게 새벽내 장렬하게 싸운 내 몸의 바이러스는 진통제라는 병력을 어깨에 얹어 승기를 잡았고, 감기몸살군대는 후퇴를 했다.

일주일내내 신경쓰는 일이 많았었다.

긴장에 스트레스에..

이 틈을 노려 감기몸살군대가 들이닥친 것이다.

쉬어줄 필요성이 느껴졌고, 또 그렇게 쉬어야 함에 마땅한 것인데, 이렇게 아프다고 힘들다고 몸이 말하지 않으면 지가 청춘인 줄 알고 더 열정넘치게 돌아다닐 걸 나를 알고 내 몸이 인공지능처럼 알아서 아픈 것일 테다.

밤새 끙끙 앓아 잠도 부족하고 진도 빠진 나..

그렇게 하루를 멍 때리듯 보내고..

황금같은 주말.. 큰 아이 학교 스포츠클럽 동아리 장소에 내려주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아직 대여해 온 책도 많고, 그 중 읽지 않은 책도 많아 그냥 집에 들어가자..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도서관으로 차를 몰고 있다.

신간도서 코너를 둘러본다.

이번주에는 어떤 책이 입고가 되었는지, 어떤 책이 요즘 인기인지.. 혼자 가늠하며 책을 둘러본다.

카페에서나 온라인 서점에서 눈여겨 보았던 책들은 종이책으로 다시 한 번 훑어본다.

그렇게 신간코너에서 뒷짐 지고 살피다 관심이 가는 여러 권의 책을 뺀다.

빌릴 수 있는 책의 권수를 확인 후 책의 우선순위를 매겨 대여까지..

그렇게 두 손 가득 책을 들고 나오며 생각을 해본다.

나는 왜 도서관에 왔을까? 읽을 책이 집에서 줄 지어 나를 기다리는데..

나는 과연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가? 책 읽기가 버거운 나인데..

다시 질문이 돌아간다.

그럼에도 왜 도서관에 왔을까?? 서가에 꽃힌 책들을 보려고..

꽃혀있는 책들을 보면 기분이 야릇해진다.

기쁜 것 같기도 한데 애매한 기분, 뿌듯한 것 같기도 한데 왜 뿌듯한지 몰라 애매한 기분, 새 책을 내 손에 들었을 때 성취감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한데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잘 모르는 애매함..

그러면서 문득 떠오른 책.... 공지영의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주위의 생명을 흡수해 죽지 않고 빠득빠득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나인가? 하고 말이다.

도서관에 오는 것, 책을 욕심껏 대여하여 손에 쥐고 나오는 것이 책을 읽기 위함이 아니라 책을 감싸고 있는 그 무언가를 흡수하여 나의 생명력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소장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가는 것보다 꽃혀 있는 책을 구경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집보다 더 많이 꽃혀 있는 것을 보고 싶어 도서관을 찾아가는..

새 책의 빳빳함을 좋아하는.....

어쩌면 나는 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서관이든 도서관이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다.

책이 있는 곳이면 떨어진 생명력이 충전되는 게임 캐릭이 나인지도 모르겠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읽을 때의 섬뜩함에 나의 모습을 비유하고 나서 스스로 놀란다.

나의 이중성을 본 것 같아서..

책의 생명력을 흡수하고 사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현실같아서..

그렇게 내 삶이 처절했나.. 싶기도 해서..

그러다 생각을 뒤집어본다.

섬뜩함과 비교할 정도로 처절한 것 같은 내 삶을 불어대는 비바람에 버티는 삶이라고,

책이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즐기는 삶이라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위안의 말을 해주고 새 책을 두 손 가득 집으로 향했다.


* 두 손 가득 들고온 신간도서들..

맨 위부터 가장 먼저 손에 집은 책들이다.

눈 여겨 보았던 에세이집. 소설등등..

이렇게 정렬해보니 말에 대한 책이 두 권이나 된다.

또, 인문학 책도 2권..

읽기 편한 소설을 많이 선호하던 나였으나, 오늘 고른 책을 보니 조금 내가 자랐나 보다... 생각을 해본다.

이 중 내가 온전히 읽고 보낼 책들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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