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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씨 책이야기/책리뷰

(2018.09.01) 읽은 책,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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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일>

*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by 서미애

* 평점 : ★★★★

나의 앎이 부족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그 앎이 꼭 지식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물론,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 책을 읽다보면 배경지식이 얕아 원활하게 읽혀지질 않으니까.- 다양한 작가들을 알지 못해 편중된 독서를 하는 앎이다.

김진영 작가의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밤하늘같은 표지에 끌렸고, 음... 또 무엇때문에 이 책에 끌렸을까?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이런 경우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인연..이라고 말하듯 이 책은 나와 인연이 되기 위해 내 눈에 들어왔다.

즐겁게 읽지 못했다.

책이 재미없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침묵한 이들이 나중에서야 하나 둘 나타남에 속상했다.

그렇게 그 날 침묵하지 않고 행동했더라면,

그 날 소리를 냈더라면,

좀 더 솔직했었더라면,

그 날 그렇게 무심하게 넘기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바뀌었을 한 아이의 미래가, 그 누군가의 미래가 그리고, 자신들의 미래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한 아이가 왜 죽었는지.. 누군가에게 왜 죽임을 당했는지..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알아야 한다.

거짓으로 진실을 덮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덮은 유예기간을 지나고 나면 진실은 어느 순간이고 튀어 나옴을 알기,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진실을 밝혀야 함은 남겨진 이들이 죽은 고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이다.

 남겨진 이들은 다시는 억울하게 죽는 이가 생기지 않게 그렇게 죽은 이의 삶까지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3년 전 살해당한 어린 딸.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절망 속에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우진에게 누군가 남긴 편지 한 장. '진범은 따로 있다'는 단 한 줄의 메모.

깊은 슬픔으로 무너지던 우진은 딸과 아내의 죽음에 얽힌 의혹을 풀기 위해 다시 일어난다. 가슴에 묻어둔 딸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자,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둘 드러나는데…….

-책 뒷표지의 줄거리 인용-


(P. 140) 수정이 적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몇 달 동안 머릿속에서 반복하던 질문들. 만약 수정에게 전화를 했더라면, 만약 수정을 데리러 갔었더라면. 만약, 만약…… 만약.

하지만 '만약'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되돌리지도 못할 시간을 붙잡고 후회와 자책을 해봐야 남는 것은 더 깊은 우울뿐이다.

(P. 185) 곁에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하던 가족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경험을 한 뒤로 사람의 목숨이라는 것은 그렇게 한순간이라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죽음이란 것이 그림자처럼 우리의 발끝에 달라붙어 있는 존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P. 187) 늘 곁에 있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한다. 딸이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친구들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노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P. 238) 나쁜 짓을 한 놈은 따로 있는데 정작 마음의 짐을 지고 밤마다 잠을 못 이루는 것은 엉뚱한 사람이다. 그 무게를 느껴야 하는 건 기영이나 아내 같은 사람이 아니다. 놈들이 없었다면 기영이나 아내는 자기 울타리 안에서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P. 310) "한 아이의 목숨을 빼앗은 벌이 봉사 활동 몇 시간에 교육 몇 시간이라고? 그걸 당신은 법의 심판이라고 말하는 건가?"

(P. 377) 사람들은 생각한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그러면 잘못된 일들을 바꿀 수 있을 것처럼. 하지만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야 모든 것이 전과 같아질까? 잘못된 길로 가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한다고 결과가 달라질까?

어느 때로 돌아가든 답은 같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오늘따라 둘째아이가 자장가를 불러달라며 어리광을 부린다.

어렸을 적 읽어주었던 '언제까지 너를 사랑해'에서 나왔던 자장가가 생각나 불러주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사랑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엄마와 10센티밖에 차이 안 날만큼 훌쩍 커버린 아이,

그렇게 커버린 아이에게 팔베개 해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얼굴을 만져주었다.

엄마의 팔베개를 하고 자장가를 들으며 꿈나라에 간 아이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쓰담고, 또 쓰담어주고..

만져주고 또 만져보고..

내 눈에는 어느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 아이를 보며 다시 깨닫는다.

이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내가 방패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이 아이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시샘하는 마음이 아닌 감탄하고 경외하는 마음을 지닌 아이로 자라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하늘을 쳐다볼 시간, 원없이 뛰어 볼 시간도 없는 시간과 여유에 인색한 아이로 크지 않게 해줘야겠다고..

내 곁에서 고른 숨을 쉬며 잠을 자는 아이를 보며 지금 내 곁에 있음을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그 어떠한 일도 후회는 없을 수는 없겠지만 '만약'이란 말을 하며 가슴치는 일이 없게 아이를 만지고, 으스러지도록 꼭 안아준다. 자는 아이 귓가에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여준다.


죽음은 어느 누구를 비껴가지 않는다.

불꽃이 마냥 활활 타오르지 않듯이 때가 되면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도 죽음이라는 끝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불변인 것이다.

그 많은 죽음, 그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더라도 아이의 죽음은 최대한 피해야만 하고, 또 그래야만 하는 죽음인 거다.

아파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그러할진대 억울하게 생명을 빼앗겨버리는 죽음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눈 앞에서 꺼져가는 어리디 어린생명들이 보이는데 어찌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있을까?

가진 것 있는 이들만 자식이 귀한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없는 소시민들에게 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을 만큼 자식이 귀하고 사랑스럽고 예쁘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줄 아는 그런 당연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자신과 타인에게 들이미는 잣대가 평등한 것이 상식인 당연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

모든 사람 앞에 제발, 제~~~발 법이 공정하길..

가진 것 많은 이들- 꽤나 지식 많고 말빨 된다는 이들, 인맥이 백두대간을 넘을만큼 차고 넘치는 이들- 만 누리는 법이 아니길..

그런 상식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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