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7일>
기린의 날개 by 히가시노 게이고 - 진실앞에 설 수 있는 용기, 하늘빛 희망
평점 : ★★★★반
믿고 보는 일본 작가이면서, 심장이 쫄깃해지는 스릴러소설의 한 획을 긋고 있는 작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작가..
이렇게 정의를 해도 무방하지 않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나왔다.
그의 책을 보면 시작이 매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접하다보면 시작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책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느낌이 나만 받는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반면에 그의 책은 시작이 쉽다.
시작이 쉽다는 말은 빨리 이야기 속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말로 바꿔도 무방하지 않을 것 같다.
글을 읽다보니 그리고 글을 끄적거리다보니 -사실 글을 쓴다..라는 말은 작가들만 하는 말인 것 같아서 나는 '글을 쓴다'..라는 말이 쑥쓰럽다..아직 자신감이 부족한 말을 대변해주는 마음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쉬운 문장이 좋고, 쉬운 글을 적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려운 글을 쓰는 작가들의 어휘력과 문장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머리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무슨 문제가 되었든 간략하면서도 산뜻한 문장이 보기 좋고, 읽기 좋고.. 또 마지막 책장까지 달려가는 속도를 유지해주는 것 같아 선호하는데 그의 책이 그렇다.
장황한 서론이 존재하지 않아도 그의 소설속으로 몰입하면서 형사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수사하는 것과 같은 기분.. 이 기분이 짜릿하여 굳이 그의 소설을 찾아 읽는다.
항상 새로운 소재로 재미를 주는 그의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가가형사 그리고 그의 사촌 동생인 마쓰미야 형사..
나혼바시 다리에서 칼에 찔린 남자가 파출소 순경에게 목격된다.
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그는 죽게 되어 살인사건이 된다.
건축 부품 제조 회사 '가네세키 금속'의 제조 본부장이었던 다케아키를 칼로 찌른 범인으로는 근처에서 순찰중이던 경찰을 보고 달아다나 교통사고가 난 후유키가 유력해지지만 그는 끝내 죽고 만다.
다케아키가 어디를 다녔는지,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그의 가족들...
'가네세키 금속회사'의 계약직이었던 후유키가 산재를 당했으나, 아무런 보상도 없고, 재계약도 해주지 않아 무직이 되어 그를 살해한 범행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게 된다.
또, 다케아키는 회사의 비리를 아랫사람들에게 지시한 파렴치한 상사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묻히는 사건을 가가형사와 마쓰미야형사는 피해자의 동선을 계속적으로 반복하며, 그의 걸음을 따라가다 그가 들린 곳들에 집중한다.
그리고, 유토가 수영부였던 중학시절인 3년전 사건에 대해 다가가게 된다..
이 책을 잠자리에서 399페이지까지 읽었으나 잠이 너무 와서 책을 덮고 잠을 잤는데, 범인은 아나 범행의 전말을 알지 못한 나는 책의 앞 내용들이 무한 반복되는 꿈에 시달렸다.
결국 새벽 3시에 일어나 남은 20여페이지를 읽고 다시 잠을 편히 들 수가 있었다.
읽다보면 일본 문화의 신사순례등의 이야기가 길게 나와 지루한 면은 없지않았지만 피해자가 신사순례를 다닌 이유가 이 사건의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많은 양을 할애한 듯 하다.
이 책은 420페이지가 넘는 두께이나, 대부분의 면들이 피해자의 발길을 따라 수사해가는 모습과 주변정황들이었고, 실제 범인과 사건의 전말은 뒷쪽의 20여페이지가 전부다.
하지만, 90%의 앞 페이지는 이 짧은 부분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고, 사건의 전말을 보기 위해 달린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뿌듯해지는 마음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까지...
(P.411) 그건 당신이 그 아이들에게 잘못된 것을 가르쳤기 때문이야.
잘못을 저질러도 어물쩍 넘어가면 다 해결된다고 말이지.
3년 전 당신은 세 아이에게 그렇게 가르쳤어. 그래서 스기노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 거야.
아오야기 씨는 당신이 잘못 교육한 아들에게 무엇이 옳은 일인지 가르치려고 했어. 그것도 모르면서 당신이 무슨 선생이야.
수사는 이래야 한다.
정황, 증거까지 나와 있는 사건이라도 진실을 입 여는 자가 없으면 돌고 돌아도 수사를 해야 한다.
살인자로 평생 불리어졌을지도 모르는 후유키의 진실을, 불의를 보고서도 아이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비열한 짓을 저지른 이토가와 선생의 더러움을, 자신이 죽는 그 순간까지 아들에게 정의를 알려주고, 그 길로 가기를 원했던 아빠의 마음을 늦게 알아버린 유토의 어리석음을..
우리는 다 정확하게 알아내고, 알아채야 한다.
용기를 내는 것, 진실로 다가가는 것, 자신이 믿는 대로 하는 것이 힘들지라도 우리는 기억의 줄을 잡고 있어야 한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날 때까지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 수 있는 현명함을 지켜내야 다.
(P.396) 용기를 내라, 진실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자신이 믿는 대로 하고, 라고.
' 기린의 날개 - 언젠가 날아오를 그날을 꿈꾸며'
하늘색의 책표지가 저 하늘 끝의 모습처럼 보여 눈앞이 흐려진다.
종이로 만든 색색의 학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어떤 이의 희망이 눈에 밟혀 마음이 시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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