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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북클럽 온라인필사모임) 「손끝으로 문장읽기」 3주차 미션! *
* (20.08.12) 「손끝으로 문장읽기」- 마음에 든 문장 필사하기 ③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은모든,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7, 민음사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야기의 공간이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이었거든요.
이야기 속에 나오는 공간들이 툭툭 튀어나올때마다 그 곳을 거닐었던 시간으로 소환되어 이야기와 현실과 뒤섞였습니다.
갔던 길이었는데, 다시 가봐야할 것 같고, 저번 주 다녀왔을 때 사진으로 남겨둘 걸,하는 마음에 일었어요.
하지만, 이야기의 실제적 묘사가 추억에만 멈춰있게 하지 않고, 자꾸 현실로 밀어냈습니다.
p.87) 경진은 활력이 가득한 풍경을 보면서도 어제 본 경리단길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객리단길'이라는 명칭 자체가 그 곳에서 따온 것이었으므로. 한 가지 신기한 것은 반기는 사람보다 넌더리를 내는 사람이 더 자주 눈에 띄는데도 그런 네이밍이 거듭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이목을 끄는 곳곳마다 O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따라붙는 동안 시작점인 경리단길은 듬성듬성 불빛이 꺼진 빈자리가 생겨났다. 상권이 다 죽었다는 말이 신음처럼 새어 나오기까지 겨우 몇 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 경진은 섬뜩함마저 느꼈다.
이야기속에서 구도심및 경제활동이 침체된 외곽을 살리는 프로젝트들의 그늘인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을 마주칩니다.
씁쓸함과 울컥거림이 목구멍부터 차오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관심사와 성향과 발걸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니 그것이 서럽다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싶으면 버텨내질 못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벼랑으로 내몰려 터전을 옮겨야 하는 것을 속상합니다.
이야기 속의 공간들뿐 아니라 많은 곳들이 그러니 도대체 서민들은 어디에서 살아나가야 하는 것인지 속상합니다.
글과 이야기가 현재와 만나 세상이 조금이라도 다정해질 수 있게 저자는 말합니다.
많은 이들이 소리없이 사라지지 않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자고,
마음의 상처들을 말로 뱉어낼 수 있게 말이에요.
쉬우면서도 어려운 '들어주기', 한 숨 멈춰 경진이처럼 들어보겠습니다.
p.127) "진짜 쪽팔릴 만한 일은 안 놀리지. 그럼 장난이 장난이 아닌 게 되잖아."
p.170)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한테 한번 말해 봐. 천천히 다 들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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