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4일>
* 밥 먹으로 가는 길 → 밥 먹고 오는 길..
명진이와 명우는 봄방학중..
현재 아이들의 상태는 백수다..
외부로 나가야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집콕인 백수다.
엄마는 운동하랴, 병원가랴, 장보느라 하루 한 번 이상은 외출을 하는데, 이 녀석들은 집 앞 마트 심부름외에는 딱히 나갈 일이 없다.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집에서 매일같이 뒹굴뒹굴....
방학동안 원없이 자고, 뒹굴거리는 이 넘들..
이 놈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니 나 역시 패턴이 비슷해지고..^^
새벽 1시 넘어서까지 수다를 떨다 자더니 오늘은 12시가 넘어서, 다른 한 놈은 1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뜨아~~~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
밥을 먹으러 밖으로 외출을 시도했다.
"홈플러스에 가서 돈까스 먹을래?"
"좋아..."
"홈플러스 가서 흰색 티셔츠도 사자."
"응.."
그렇게 아이들과 타협을 하고 밥 먹으러 간다, 산 넘어서.....ㅎㅎ
굳이 산을 넘어가지 않아도 되지만, 겸사겸사 운동할 겸..
홈플을 가니 차를 가지고 가도 되지만, 마음 비우고 걷기로 한다.
봄이 오긴 오나 보다.
예전과 달리 기온이 많이 올라 산을 올라가는 길에 겉옷때문에 덥다.
좀 더 가벼운 옷을 입을 걸....라며 엄마는 엄마대로, 명진이는 명진대로, 명우는 명우대로 꽁시랑거린다.
2시 넘어 출발한 밥 먹으러 가는 길.. 3시쯤에 도착..
한 끼 먹는 것이 험난하다..ㅎㅎ
* 홈플까지 갔으니 뭔가를 사가지고 나와야 하는 책임감..이라고 말했으나, 필요한 것들이다.
반드시는 아니었지만, 사야지...했던 것들이었으니...
새학기 준비를 슬슬 해 본다.
교복 안에 이너로 입을 흰색 반팔 티셔츠..
(전에 반년 입은 흰색 티셔츠들은 회생불가다. 하루가 멀다하고 빨아대서인지 후줄근하기도 했고, 빨아도 목의 때는 어찌할 수 없었고, 사이즈도 작아졌고...)
다음 주에 개학을 하니 다시 흰색 티셔츠를 준비한다.
그리고, 중 2가 된 명진군의 피부에 바를 화장품..
얼굴에 여드름이 많아졌다.
남자아이다 보니 많이 신경을 쓰지 않아서, 세안도 문제인데 아무리 옆에서 말해도 귓등으로 듣는다.
피부 좋은 것이 장땡인데...ㅜㅜ;
얼마 전부터 명진군이 쓸 로션을 사야지.. 싶었는데, 마트에 간 김에 이 아이들이 쓸 전용 로션과 스킨을 집어왔다.
두 가지를 바를 정도로 부지런할지 모르겠어서 망설였으나, 결국 스킨, 로션을 같이 집어왔다.
"스킨, 로션을 다 바를 수 있겠어? 하나만 살까?" 하고 물어보니....
"엄마한테 발라 달라 할래." 라며 두 개 다 샀음 좋겠다는 의견을 낸다.
저런....... 내 일이 하나 더 늘어난 건가?
어여 여친이 생겨야 저 넘이 부지런을 떨겠다 싶다.
* 엄마의 폭풍 쇼핑 후 산을 또 타고 갈까? 고민하다 큰 길로 더 빠를 거라는 결론으로 첫마중길로 가기로 결정..
토욜인데 거리가 한산하다.
차도도, 인도도..
날도 따뜻한데, 걸어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만의 첫마중길 런웨이..
길을 보니 초록초록함이 가득한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 전주역이 보이는 첫마중길..
징검다리를 건넌다.
한산하니 우리들 세상이다.
명진군과 의견을 나눠본다.
주령구 조형물은 왜 놓았을까? 의미가 있을까?
주령구 조형물이 철이어서 물 아래 철이 녹슬어 보기가 싫지?
주령구 모양으로 돌을 만들면 되지 않았을까?
등등....
주택가를 걸어가다가도 새로 지어진 건물을 보며 마치 건축가인냥 의견을 나누고...
비어있는 대지를 보며 어떤 건물을 올릴까 이야기 나누고.... 명진왈 "가우디처럼...."
시간이 남아도니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눈다.
딱히 급할 일이 없으니 너무 좋다.
* 사진 찍기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징검다리로 달려가 주는 명우군..
그렇게 애써준 아들의 마음과 달리 엄마의 두 발은 무겁다.
움직이지 않은 채 핸펀의 줌만 최대한 당겨서 찰칵...!!
사진을 올리려보니 화질이 나쁘다....흐엉.....ㅜㅜ;
* 반나절은 꿈에서 지내고, 남은 반나절동안 우리는 산도 타고, 밥도 먹고, 쇼핑도 하고, 집앞에서 고양이하고도 놀고...
참으로 많은 일을 했다........
참 알찼다......^^
방학이 끝나간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이리 여유롭고 편함이 줄어들겠지 싶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조금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아이들과 이렇게 소소한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도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싶다.
방학이 끝나기 전... 겨울 바다 한 번 보러갈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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