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8일>
*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1,2 by 이외수
* 평점 : ★★★★
* 실제 책을 읽은 날 : 1권 / 2017년 6월 28일, 2권 / 2017년 7월 5일
제목이 거창하다.
또 제목이 거칠다.
'보복'이라는 단어에서 나는 '비열하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 단어에 '대행'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조직적 폭력을 사용하는 무리나 사채업자같은 어둠과 손잡고 있는 무리들이 생각난다.
중년이 되니 사회면에도 머무는 시선이 많아졌다.
적극적으로 참여는 하지 않으나, 시선마저 거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내 보장권이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아래에서 밑도는 중산층이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눈은 감지 않고 귀는 열려고 애를 쓰고, 입도 떼려고 딸싹거린다.
입에서 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행동으로 움직여 앞장서지 못하지만, '나도 움직이면, 소리내면 무서운 사람이야....'라는 히어로의 마음을 간직한 소심한 대한민국의 국민의 한 사람이다.
나같이 이런 소심함으로 무장한 많은 국민들에게 이 세상 어디엔가 있을 법한 이들이 여기 있다.
자신을 은둔형 외톨이라 하는 '정두언'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식물들과의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식물들과 대화가 되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
그는 그들의 도움을 받아 이 세상에 날뛰는 '악'에 대해 처벌을 하는 '보복대행주식회사'를 차린다.
그의 친구인 박 검사, 학교 스승인 노정건 선생님, 꽃집을 운영하는 세은..
그들과 손을 잡고 그들은 움직인다.
손익을 계산하지 않는 모든 식물들과 합심하여 그들이 밝음으로 움직인다.
고양이에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동물학대자, 권력을 뒤에 엎고 나라의 돈을 제멋대로 사용하고 축적하는 정치가, 대국민 사기인 4대강 사업에 얽힌 이익관계의 악의 존재들..
그렇게 구린내 풍기는 존재들에게 '보복대행주식회사'는 그들이 한 짓을 응징한다.
권력없고, 잘 모르는 우리 국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 해결해준다.
(P. 1-24) 백량금의 설명에 의하면, 대부분의 인간들이 염사 불능 상태에 빠지는 이유가 머리로 어떤 문제에 접근하려 드는 습관때문이다.
머리로 접근하면 대상에 대한 실체도 볼 수 없으며 대상에 대한 본성도 볼 수 없다. 머리는 측은지심도 느낄 수가 없으며 아름다움도 느낄 수가 없다. 머리는 알기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이지 느끼기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가 아니다.
사랑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대상에게 머리로 접근하면 당연히 합일이 불가능해진다.
아름다움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상과의 합일은 오로지 마음으로만 가능하다.
(P. 1-42)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면 약자가 쓰러져 있을 때 강자가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다.
쓰러져 있는 약자를 보았다면 강자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고 비록 느리더라도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 있어야 만물의 영장이다. 그래야 인간이다.
(P. 1-37) 소외 계층의 애환을 대변하는 참새 시리즈.
인명 경시 풍조를 자조하던 식인종 시리즈.
비정상적인 세상을 풍자하던 정신병자 시리즈.
실속 없는 인생의 허무감을 헛바람 새는 웃음 한방으로 날려 버리던 최불암 시리즈.
무능과 무력과 무지를 자탄하는 만득이, 영구 시리즈.
여러 가지 정치적 사회적 병리 현상을 바탕으로 음지 식물처럼 자생해서 서민들의 애환을 대변해 주던 유머들이 한동안 시들해지더니 풍자도 흐리멍덩하고 해학도 흐리멍덩한 허무개그 시리즈를 거쳐, 갑자기 아재개그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친구 놈은 아재개그가 뚜렷한 풍자나 해학적 의미를 중시하지 않는 개그라고 말한다. 문화가 전반에 걸쳐서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유머도 정체성을 상실한 양상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P.1-240) 할츠하이머.
사람들은 나이 들면 상실에 익숙해진다. 세상을 살면서 치열하게 획득했던 모든 것들을 상실한다. 학벌도 아무 의미가 없고 직업도 아무 의미가 없다. 공자 왈 맹자 왈도 아무 의미가 없고 나무 관세음보살도 아무 의미가 없다.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의 신분도 기억하지 못한다. 때로는 어린애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노인네가 되기도 한다. 시간에 대한 기억도 뒤죽박죽이 되고 공간에 대한 기억도 뒤죽박죽이 된다. 때로는 모든 사람들이 낯설어 보이고 때로는 모든 사람들이 낯익어 보인다. 가족들이 타인으로 보이기도 하고 타인들이 가족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무 이유도 없이 기뻐서 웃고 아무 이유도 없이 슬퍼서 운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심지어는 똥오줌조차도 못 가린다. 어쩌면 가장 진실한 인간의 모습은 아닐까.
* 사고로 장애인이 되어버린 엄마가 가벼운 뇌출혈로 쓰러지신 후 혼자서의 거동이 되지 않아 8년째 병원을 거쳐 요양원에 머물고 계신다. 위의 글을 읽으며 엄마 생각이 났다.
저물어가는 인간의 모습에 대해 나열해놓은 저 모습들이 우리 엄마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너무 속이 상하고 슬프면서도 이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라면 제대로 가는 건가....하는 안도감도 밀려나온다.
나역시 세월이 흐르면 저 글의 모습을 쫓아가고 있겠지.
비단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 나의 모습, 그리고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의 모습이 저 모습이겠지.
(P.1-293) 이런 작태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이제 국민들은 모든 부조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고질병인데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으로 수수방관을 합리화한다. 똥통이 아닌 장소에서 똥을 만나게 되면 누구나 피하지 말고 치워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요, 원칙이다.
무서워서 피하든 더러워서 피하든, 모두가 피하면 온 세상이 똥밭으로 변하게 된다.
* 작가는 마음이 홀가분하겠다.
글을 매개로 자신의 마음에 담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내뱉었으니 말이다.
작년부터 국민들을 분노케 한 대한민국의 정치판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럴 때 작가들이 부러워진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나마 밝힐 수 있으니.
힘없고 글 못 쓰는 나같은 국민들은 자신의 소신 발언을 첨가한 작가들의 글을 읽고 힘을 낸다.
똥밭을 만들지 말자, 똥밭을 만들지 말자..... 되새기면서.......
(P.2-106) "하나의 이름은 한 권의 책이에요." "식물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랑이 가득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지요." "사랑이 가득한 존재로 살아가면."
"존재 자체가 행복이 되는 삶을 살 수가 있는 거지요."
책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져 버리면서 의식이 한꺼번에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P. 2-157) 우리는 날마다 베드로가 되어 '어디로 가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날마다 예수님이 되어 '어디로 가십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날마다 예수님의 양들을 버리고 도망치는 베드로가 되기도 하고, 또한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못 박히러 가는 예수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왜 묻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는 일이 참으로 막연해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읽는 내내 불편했고, 끝까지 읽어야 하나 읽으면서 고민도 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알게 된 나이가 되어 이제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이야기에 거부감이 나타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환상의 모험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고, 신이 났는데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교감이 안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세상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또 세상이 쉬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 싶다.
다 읽은 후....
어렵지 않게 읽었구나..라는 생각!
조금 더 지난 후...
저런 히어로들이 어디엔가 있을까? 내가 모르는 일들이 많으니 저런 일도 어디에선가는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조금씩 머리를 들고 나온다.
있었으면 좋겠다.
원래 모든 이들이 모르게 활동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니까....^^
내가 그런 히어로 역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앞날 창창한 젊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나는 그런 히어로들이 활동해줄 때 '와~아~~~!'하며 감탄해주는 국민 10 이나 시민 2 가 되기로 한다.
읽고 나니 잘 읽었다.. 생각뿐이다.
현재 사회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 현실인지 소설인지 가늠이 안되어 쉽게 읽히는 내용이었음에도 그리 시간을 질질 끌어나보다.
이 책은 다양한 식물에 대해 도감같다.
100년이상 1000년이상 살아 버텨내고 있는 거수들, 나무들과 식물들의 유래, 효능, 정보들이 두 권에 다양하게 등장한다.
아마도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이런 것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자신들만을 위해 자연을 훼손시키고, 가치없이 대하게 되는 것에 대한 응징이 이렇게 이루어질 거라고 말이다.
우리 사람은 자연의 일부분이다.
그것을 잊고 살게 된다면 언젠가 자연은 우리에게 잊은 대가를 그대로 되돌려 줄지도 모른다.
자연 앞에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지진, 홍수, 태풍등의 자연 현상을 보며 우리는 안다.
그들이 더 화가 나 우리에게 자비를 거둬가기 전에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을 고려치 않는 무분별한 개발,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두 번 생각도 하지 않고 씨를 말려버리는 행동등....
우리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은 주는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이 있기에 우리가 있을 수 있었고, 우리가 지금처럼 번성을 누리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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