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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씨 책이야기/이런저런 책이야기

빨래를 해야겠어요 by 박성만 - 나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빨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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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8일>

* 빨래를 해야겠어요 by 박성만 - 나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시간, 빨래하는 시간

실제 책 읽은 날 : 2017년 5월 6일

평점 : ★★★★

 

어렸을 때 흔히 어른들이 말하던 "크면 알게 돼." 라든지 "너도 어른이 되면 알거야."등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다.

자라면서 '어른이 되면 어떻게 알게 되는거야?'라는 반항심도 들었다.

20대에 들어섰는데도 어른들이 말하던 그 멘트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고, 나 역시 어른에 대한 반감과 불신은 그대로였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어른이라고 말하는 그때부터 20여년이 지나니 가슴으로 다가온다.

이런.......

"어른이 되고 몇 십년이 되면 알게 될거야." 라고 말했었야지.. 너무나 무책임한 어른들같으니라고...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몸으로 실제 느끼는 것이 많다는 것을 내가 살아온 날들이 하루하루 많아질수록 알게 된다.

이론적으로 중년의 여성에게 갱년기등 감정 변화가 심하여 힘들다...라는 것..

실제로 중년으로 접어들어가는 시점으로 다가가보니 비단 갱년기때문에 감정변화가 심한 것은 아니라는 것....

너무나도 복잡한 마음과 힘든 마음..

그것이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매일 수다로 위로를 받아야 하고, 나들이로 힐링을 해야 하는 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가슴을 꽉 잡고 있고,  그 무언가를 알 수가 없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시간이 필요한 것을 알았다.

흔들리는 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요즘, 나에게 도움이 될 책을 발견했다.

 

칼 융의 콤플렉스 이론을 바탕으로 여자들의 자존감에 영향을 끼치는 10가지 콤플렉스 이야기를 다루었다.

각각의 콤플렉스를 사례와 함께 소개하면서 콤플렉스를 이겨내는 TIP을 알려준다.

콤플렉스는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고, 그 자체로 자연현상이다.

하나의 콤플렉스가 해결되면, 마음 자체에서 혹은 외부 자극에 의해 또 다른 콤플렉스가 생기며, 콤플렉스를 없애려는 것은 억압에 불과하다.

콤플렉스를 인식하는 것, 표현해보는 것, 가지고 있는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치유이고 성장인 시간을 갖을 수 있다.

① 천 개의 가면, 만 개의 감정 '역할 부조화 콤플렉스'

②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산다는 것 '모범생 콤플렉스'

③ 혼자 잘해 주고 상처 받지 마라 ' 모성 콤플렉스'

(P.62) '나는 남들에게 잘해 주는 만큼, 남들을 내 마음대로 조정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구나. 나의 친절은 상대가 아닌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구나.'

④ 위풍당당 커리어우먼의 속사정 '부성 콤플렉스'

(P.83) 남들이 다 잘 사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그들의 삶을 잘 모른다. 삶은 어떤 의미에서 공평하다.

 정오의 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는 진하다. 해는 지게 마련이고 어둠이 지난 후에 해는 다시 떠오른다.

지승이 지금까지 못 살아와서 그녀의 삶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다.

지금은 그동안 달려온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다시 설계하라고 잠깐 제동이 걸린 것이다.

⑤ 곰 같은 여자가 여우 같은 여자를 만났을 때 '여우 콤플렉스'

⑥ 행복은 미모 순이 아니잖아요 '외모 콤플렉스'

(P.140) ○ "우리는 잘못된 방향에서 세상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방향을 바꾸어 다른 쪽에서 세상을 볼 때 정답을 찾을 수도 있다."

⑦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나르키소스 콤플렉스'

⑧ 괜찮아요, 당신 탓이 아니에요 '자기 학대 콤플렉스'

⑨ 내게서 낯선 남자의 향기가 느껴진다면 '아니무스 콤플렉스'

⑩ 평범한 당신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마리아 콤플렉스'

10가지의 콤플렉스들의 이름을 듣고 남의 일처럼 무딘 감정이 아닌 것을 보니 나에게도 여기에 해당되는 콤플렉스가 있지 싶다.

 

사람의 감정을 돌아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남의 감정뿐 아니라 나의 감정까지도 말이다.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이가 30의 후반이 되고, 40의 초반 숫자로 바뀌면서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은 '나'에 대해 기준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내가 있어야 남이 있다는.. 내가 행복해야 남이 행복하다는..

남의 행복만 바라고, 남의 감정만 인정해준다는 것은 나의 삶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라는..

나를 알아간다는 것. 나를 조금 더 사랑하려 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나이를 먹으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 마음 토닥이게 되고, 내 마음 위로 하게 되고.. 그렇게 나를 조금씩 만져주게 되었다.

나이란 것이 단지 숫자에 불과하지 않았던 거다.

 

'박성만'의 《빨래를 해야겠어요》..

'여자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10가지 콤플렉스 이야기'라는 작은 문구를 놓친다면 이 책의 제목의 느낌은 '에세이' 같다고나 할까?

책을 읽다보면 제목에 미치지 못하는 내용의 책이 있기도 하고, 제목은 크게 자극이 되지 않는데 안의 내용은 놓치지 않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의 경우에는 후자에 속한다.

색색깔의 포스트잇을 다닥다닥 붙일만큼 내용은 실했다.

저자는 중년 여성의 감정을 씻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자라는 성을 가지고, 중년이라는 나이 계산의 범주에 들어가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은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또, 중년 여성들의 롤러코스터같은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남편들에게도 살짝 쥐어주고 싶다.

여자들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말이다.

집안 일을 하고, 아이들을 돌봐 사회로 보내면서 지내는 시간들을 자꾸 돌아보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이제는 나로 살아보기를 권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 아직 없다면... 자, 빨래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다.

나중에 '나로 살지 못해 억울해.' 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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