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7일>
* (책이야기) 신간을 구간으로 만드는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수아씨..
서가를 거닐기를 좋아한다.
책등만 쳐다보고 있어도 시간이 잘 가는 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책의 냄새를 좋아한다.
감성미가 좀 떨어지지만 헌 책의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빳빳한 새 책에서 맡아지는 진한 잉크 냄새만도 아니다.
헌 책에서 내뱉는 세월의 향과 세상에 나와 자신의 존재를 열정적으로 드러내는 새 책의 향이 고루 섞여져 있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냄새는 헌 책과 새 책이 공존되는 공간의 냄새다.
그래서 도서관에 자주 간다.
할 일 없어도 가고, 문득 갈까? 생각이 들면 바로 모자를 뒤집어쓰고 달려간다.
구간 서가를 거닐고 신간을 구경하고.
그렇게 서가를 돌고 돌면 책구경만으로 한,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쇼핑할 때도 아이쇼핑만 하면 헛헛한 마음이 가득이듯이 책구경도 그렇다.
쏟아져 들어와있는 신간들을 대출을 하지만, 내 책이 아니니 허전함이 남는다. (아주 가끔이지만..^^)
참다참다 '한 달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 '나에게 하는 생일선물' 등등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만들어 장바구니를 채우고 결제를 한다.
고민하여 주문한 책이 내 손에 들어오면 너무 신이 나는데......
여기서부터 나는 마법을 부린다.
그렇게 고민하고 큰 맘 먹고 주문한 신간들이 서가신세로 전락하게 만드는..
따끈따끈한 신간들이 내 손에 오면 나는 '잡은 물고기에 먹이 안 주듯' 그렇게 소홀히 대한다.
참 놀부 심보임에 틀림 없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신간들이 내 책꽂이에 꽂아놓고 다시 나는 도서관에 간다.
눈에 띄는 신간들, 우연히 알게 된 그 어떤 책들을 두 손 가득 집으로 안고 온다.
그리고는 대출한 책들은 읽어댄다.
마치 홈쇼핑의 매진임박때처럼 시간에 쫓기고 날짜에 쫓기면서...
내가 부리는 얼토당토한 마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나는 도서관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공간에서 풍기는 책들의 냄새를 따라 읽을 책을 고른다는 것, 책으로 둘러싸인 도서관에서 책을 뽑아드는 이유다.
집에는 도서관만큼의 책이 없고, 책의 냄새가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서가 구조가 아니다보니 책이 있는 공간의 냄새가 나질 않다보니 손에 잡는 일이 드문 것일지도 모른다.
내 집에 입성한 책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신간일 때 읽어내는 것이 쉬이 바뀌는 행동은 아닐 것 같다.
내 책들에게 세상에 나온 이유를 알려주기 위해 나는 나만의 책방을 꿈꾼다.
내 책들이 책방 한 면을 장식할 수 있게.. 그동안의 주인에게 선택당하지 못한 설움을 없앨 수 있게..
당분간은 계속 마법을 부릴 것 같다.
신간을 구간으로 만드는 마법.....^^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신간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왠지 소장해야 할 것 같아서 집에 들였는데,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사실 이 책들 외에도 손때 하나 묻지 않은 책들이 나의 책장을 지키고 있다.
하나하나 노력해서 읽어볼께, 아가들아...!!
* 읽다 끊긴 '옥상에서 만나요', '여행의 이유', '잊기 좋은 이름' 을 완독해볼까 싶다. *
* '진이,지니'는 이번 작가 만나는 자리가 있어 완독을 했다는... 뿌듯뿌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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