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8) 아이 동시집 필사책,「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2018년 3월 8일>
* 아이 동시집 필사책,「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한동안 필사를 쉬었다.
내가 아니라, 명우가..
명우가 필사할 책을 고르는 게 쉽지 않다.
필사하면서 재미있었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잘 알려진 시인의 글이었으면 좋겠고...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한도끝도 없는 것이 사람의 욕심인지라..
이번에 고른 시집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보았다.
제목까지도 의미심장한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하루에 1개씩 2개씩 필사하여 한 권을 다 끝낸 명우에게 어떤 시가 좋았냐..물어보니 의외의 시를 대답한다.
'내가 되고 싶은 아빠' 와 '내 장례식' 그리고, '꿈속'
수아씨는 '꼬르륵' 과 '눈금 먹는 자' ..그리고, '잔소리 ①'과 '잔소리 ②'도 재미있었다.
아이와 엄마의 시선으로 본 시들은 똑같지가 않다.
그러면서 느낀다.
내가 재미있다고 아이도 재미있는 게 아니구나..
동심이 묻어나오는 시라고 아이 마음도 같은 마음이라고 단정지으면 안되겠구나...^^
동시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더 재미있는 동시집이다.
동시만 읽는 것보다 그림을 같이 보며 읽는 것이 더욱 흥미롭다.
그림을 보면 확~ 이해가 된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더불어 필사를 해도 좋은 동시집 하나.. 어른이 읽기에 더 재미있는 건 함정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동시집으로 추천한다.
* 엄마가 재미있던 동시 한 편과 명우가 기억에 남는다는 동시 한 편.
명우가 고른 시가 생각보다 진지하다.
이 동시가 왜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지만, 필사하면서 뭔가 느낌에 와 닿았을지도..
<눈금 먹는 자> |
<내 장례식> |
하도 심심해서 눈금 하나를 날름 먹었어. 아무도 모르는 거야. 그래서 또 하나를 날름 먹었어. 아무도 모르는 거야. 그래서 또 하나를 날름 먹었어. 그랬더니 글쎄 날 버리는 거야. |
내가 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날도 나뭇가지에서 새가 지저귀고 살랑살랑 바람이 불겠지. 우리 반 아이들은 내 무덤 앞에 와서 무슨 말을 할까? 공손하게 고개 숙이고 예의를 갖추는 친구들을 보면 가만히 누워 있기 힘들 거야. 내가 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내가 주인공이지만 나만 참석 못하는 내 장례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