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미 배드 미 by 알리 랜드 - 책을 읽으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2018년 1월 15일>
*굿 미 배드 미 by 알리 랜드 - 책을 읽으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 평점 : ★★★★반
'나무의 철학' 출판사의 미드나잇 스릴러시리즈 '굿 미 배드 미'
4백 페이지가 넘는 부담스러운 두께의 책이나, 망설임없이 손에 들었다.
12월에 같은 시리즈인 '마지막 패리시부인'을 너무 재미있게 본 영향이다.
새벽 2시에 읽기 시작했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15살의 소녀가 겪은 일이 어떤 일인지 정확히 알아야 했다.
그것이 내가 가진 이중적인 면이라 해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했다.
사건의 진상이 나올 듯 나올 듯 애를 태웠다.
50쪽만 읽고 자다던, 100쪽까지만 읽고 자야겠다는, 나도 모르게 깜박 졸다 일어나 다시 읽기를 이어가는.. 출근하려고 일어나는 남편의 기상 시간과 함께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사건은 알게 되었고, 날은 새버렸고....
책 뒷표지에 적힌 책평에 이토록 공감된 책도 드물었고, 나역시 그 평가들에 깊은 동의를 했다.
"첫 장부터 주의를 집중시키며 마지막까지 불안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 가디언
"책에 초강력 접착제를 잔뜩 발라놓은 듯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 선데이 익스프레스
특히나, 이 두 문장에는 더더욱..
15살의 애니는 아홉 명의 어린아이를 살해한 엄마를 경찰에 신고한다. 체포된 엄마의 재판에 증인으로 서게 된 애니는 재판전까지 임시 보호 가정에서 말리라는 이름으로 머물게 된다.
마이크 아저씨의 애정어린 관심과 그의 가정에 소속되고 싶은 말리지만, 피비는 말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괴롭히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받는 관심을 질투한다.
말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고, 엄마와 지냈던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불안하기만 했다.
아홉 명의 아이들을 죽인 엄마의 재판..
말리네 집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걸까?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었던 말리, 고통속에 갇힌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말리..
이야기의 진행에 맞춰 검정색의 페이지에 사건의 진실이 살금살금 수면 위로 올라온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
문은 오른쪽에 있다.
라고 시작하는 진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
문은 오른쪽에 있다.
'네가 누군지 받아들여, 애니!'
'너도 거기 있었잖아, 애니!'
애니, 애니, 애니....
책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잔인하고 무서운 게임을 하는 놀이방이 맞은 편에 있는 계단 있는 그 곳이 얼마나 소름끼치게 무서울지...
나의 집에 계단이 없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읽으면서 불안하고, 그러면서도 미친듯한 가독성..
아직 어린 15살 소녀의 머릿속에서 미친듯 돌아가는 상황적응력과 판단력, 진실은 말했으나 약간의 말은 간직하는,
자신을 사랑한다 믿는 새로운 가족을 갖고 싶은 소녀의 소름 돋는 이야기..
착한 나, 나쁜 나.. 어떤 것이 진짜일까?
선과 악 중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엄마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직은 미성숙한 여자아이..
말리는 엄마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엄마의 존재이며, 그건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음을.. 알리가 없다.
더불어 아이에게 양육환경이 얼마나 영향을 많이 끼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스캔되어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하는 말, 행동..
항상 조심해야겠다고, 항상 진실되어야겠다고..
내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내보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